대표칼럼2018-09-20T15:41:24+00:00

Serving Where Christ is Least known

대표 칼럼

선교여정에 함께 하는 이름없는 이들을 생각하며

작성자
director
작성일
2018-10-04 11:58
조회
12
아내 없이 혼자 출근하는 날은 언제나 대중교통인 지하철을 이용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자동차 운행비용을 절약하는 것 외에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개인적인 교분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수많은 이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모습에서 삶의 다양한 단편들을 마주한다. 누가 말하듯 소위 영적 투시의 은사는 없다 하더라도 그들의 얼굴 표정, 앉거나 선 자세는 많은 것들을 말해 준다.

오늘 아침도 영락없이 그런 호사(?)를 누렸다. 출근길은 경전철에서 분당선을 갈아타고 몇 정거장을 더 가야 사무실이 있는 미금역에 도착한다. 매 정거장마다 사람들이 오르내린다. 그런데, 그 출근길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내리는 사람보다 타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매번 마지막에 타는 이들의 힘은 아무리 가녀린 여자라 해도 놀랍기만 하다. 지하철 끝 부분설 자리 마지막 한 발자국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힘을 총동원하여 밀어 붙이는 탓에 아무 것도 잡을 것 없는 공간에 선 이들은 속수무책 이리저리 밀릴 수 밖에 없다. 출근길의 지하철이나 버스를 한 번 놓치는 것은 그저 '다음 차를 타면 되지'라고 넘길 수 없는 가슴의 무거운 멍에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도 불평없이 이 전투 상황을 매일 반복한다. 그것도 목적지에 따라 수십 분에서 두어 시간까지.... 이것은 매일, 매달 그리고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한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어디 그것 뿐이던가! 자동차를 이용하는 이들의 상황 역시 좀 더 편리하다 할까 별반 다르지 않다. 한 두 시간씩 막히고 거북이 걸음하는 도로사정을 견뎌내야 하는 것은 매일의 일상이다. 간혹 접촉사고라도 생기면 막혀 버린 도로에서 이유도 모른 채 이들의 가슴은 시꺼먼 숯덩이가 된다. 사정을 보지 않는 상사들의 질책 총질을 받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출근 전쟁은 수 년 전 TV에서 보았던 드라마 '미생'을 떠올린다. 아프리카에서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던 그 드라마...... 나는 그저 그분들의 헌신이 아름답다고만 생각했지 그 뒤에 벌어지는 이러한 적나라한 아픔에 대해서는 꿈조차 꾼 적이 없다. 그들의 헌금에 말라 붙은 것이 그들의 한숨과 눈물이라는 사실을 전혀 헤아리지 못했다. 선교사를 위해 피곤한 눈을 부비며 올리는 기도는 날마다 그토록 힘들게 치러내야 하는 출퇴근 길의 전쟁을 담고 있다는 사실도......

하나님나라를 향한 여정에 선교사들만 힘든 시간, 어려운 여건을 견뎌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그들을 위해 마음을 쓰고 그 마음을 후원으로 표현하는 이들의 상황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다. 물론 그중에는 '많은 중에서' 남은 일부를 나눈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 역시 감사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하지만, '없는 중에, 그 있는 것까지' 쪼개고 또 쪼개어 살은 나누듯 피를 내어 주듯 하는 이들의 기도와 손길은 그야말로 생명 그 자체일 것이다. 이들이 맞닥뜨리는 직업 현장은 결코 녹녹하지 않다. 힘과 권력, 법의 한계를 이용하여 자행하는 수많은 '갑들'의 횡포가 있고, 그들 스스로 부담해야 할 생계와 미래 계획 등 삶의 무게가 있다. 그나마 빠르면 5년, 길면 10년 후부터 AI 기술의 발달과 채용으로 인한 직업 감소 효과가 현실화 되리라는 전망이다. 오늘도 출근길에서 반복되는 전쟁을 치르는 이들의 얼굴이 그리 밝지 않은 까닭이다. 이 힘든 일상을 너머 그들의 얼굴에 미소가 계속되게 하는 길은 무엇일까?

바울은 로마서 16장에서 하나님나라의 여정에 함께 땀흘리며 목숨을 건 이들의 이름을 나열한다. 그리고 그 이름을 수식할만한 제목들을 간략하지만 분명하게 덧붙인다. 거기에는 말로 다할 수 없는 벅찬 가슴의 희열과 감사가 담겨 있다. 익숙한 comfort zone을 떠나 힘든 길을 가는 선교사들보다 결코 그 헌신과 희생이 과소평가되어서는 안되는 이 귀한 하나님나라의 용사들에게 어떻게 위로와 격려, 감사의 말을 전할까? 오늘 선교공동체에 속한 우리 모두가 해내야 할 숙제이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매일의 일상에서 치러내는 그 치열한 삶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그 삶의 한 부분을 이 특별한 여정을 위해 내어 놓는 그 헌신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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